박 철 영
볼 수 있다는 곰취
도심속 텃밭에서 고개를 쳐 들고
무심히 대하는 네가 싫다
반가워 다가서는 거리만큼
고개를 흔들며 나를 모른다하지만
네 뿌리 내린 텃밭을 보니
왠지 낯설다
우왁스런 누군가의 손에
청청했을 네 생이 송두리째 뽑혀져
그 땅에 심겨진 것처럼
이곳에서 정들지 못한 채
오십 나이 넘어 살고 있다만
이 땅이 낯선 것은
너나 매 한가지 아닌가
지리산 깊은 골짝에서 자생하는 곰취가 어느 날 도심의 어느 텃밭에서 자라고 있음을 본 시인은 반가움보다도 왠지 낯설고 어울리지 않음을 느낀다. 생육의 조건들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시인의 삶 또한 다름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쉰이 넘도록 여러 삶의 여건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들지 못하고 낯설다 라고 고백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식물도 풍토가 맞아야하거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어떤가 생각해봄직한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