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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1

등록일 2013-12-09 02:01 게재일 2013-12-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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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두 규
아직도 길을 걸으며 무수한 꿈을 꾼다. 서울에 있는 딸애한테서 전화만 와도, 수화기를 든 채 꿈을 꾸고, 내일 오전에 예초기 한번 돌려야지, 하는 생각만 해도 그냥 꿈을 꾼다. 멍 하니 강물을 바라보다, 풀쩍 뛰는 잉어를 보는 그 짧은 순간에도 꿈을 꾼다. 붙잡고 싶은 것이다. 붙잡히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벗겨지는 허물, 양파 같은, 그 마지막 텅 빈 꿈의 경계에 이르고 싶다. 망망한 바다의 그 경계를 넘고 싶다.

인간의 바람과 욕망은 끝이 없다. 어쩌면 평생을 무수한 바람의 꿈을 꾸면서, 그 꿈속에서 살다 가는 것이 인생일는지 모른다. 금방 이뤄질 수 있는 사소하거나 쉬운 것에서부터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꿈에 젖어 있는 것이 인생이다. 사실이지 그 꿈은 헛된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이고 꿈의 실현을 위해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 수 없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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