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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등록일 2013-12-06 02:01 게재일 2013-12-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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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광 의

저무는 모서리 끝으로

귀뚜라미 운다

경경경(輕輕輕)…

방바닥에

뒹굴다 멎은 시계 초침

경경경(輕輕輕)…

달빛에 바랜

아이놈의

헌 신발 한 짝

경경경(輕輕輕)…

녹슨 시간 위로

귀뚜라미가 운다

하루가 저무는 풍경을 녹슨 시간으로 바라보면서 귀뚜라미를 중심으로 버려진 시계의 멎은 초침과 아이의 헌 신발 한 짝과 연결시키면서 소멸한 한 모습을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경경경이라는 불경의 낭송 소리와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치환하는 시인의 발상이 경쾌롭고 재밌다. 깊어가는 가을 밤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싶어진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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