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상 만
버스는 흔들리고
햇볕은 내리쬐고
달콤한 잠 속으로 소년은 자꾸만 빠져 가는데
어깨는 점점 축축해진다
남의 땀을 싫어하지만
피할 수는 없는 일
내 어깨에 기대어 내가 잠들 수는 없으니까
잠들기 위해
누군가의 어깨가 간절히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
우리 몸은 누군가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버스에서 한 소년에게 어깨를 내주며 느끼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 몸은 누군가의 영혼을 위로하고 힐링하기 위해 존재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때가 있다.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어 푸근히 잠들거나 안식하고 싶을 때가 있다. 소년에게 어깨를 내주고 어깨가 축축하게 젖어가지만 시인은 오히려 편안한 안식과 평화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