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준 철
비 오시는 소리가 하도 좋아
베란다 쪽으로
귀를 열어놓고 있다가
어라,
오늘은 새가 안 우네?
비가 와서 안 우나?
비가 오면 새는 어쩌지?
오전 내내
새의 안부가 궁금하였다
오랫동안 삶의 근처에서 울음소리를 툭툭 던져 넣어 주던 새. 비가 와서 그런지 날아오지도 새소리를 들려주지도 않아서 시인은 내내 새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사실은 시인의 마음속에 궁금해지는 것은 새 뿐만 아니리라. 모처럼 비가 와서 목을 축이고 되살아나는 것들도 있고 비가 와서 새처럼 날지 못하고 웅크리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또 무엇이 있는 것이다. 그 모두의 안부가 궁금한 시인의 눈이 참 따스하게 느껴진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