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곳
대지의 아들딸, 흙의 자손이던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고이 잠드신 곳
낮이면 해가 떠올라 곡식들 키우고
밤이면 달이 비추어 그리움 더한 곳
아 사랑! 사랑하지 않고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큰 울음보따리 하나
고향이라는 말을 무심코 발음하다보면 어떤 서러움 같은 것이, 뜨거운 무엇이 내면 깊은 곳에서 치고 오름을 느낄 때가 있다. 생명의 요람이요 원천이고 출발점이기 때문이리라. 태어나고 양육 성장된 내 정체성의 무늬가 깊이 새겨진 곳이 고향이다. 늘 그립고 고맙고 마음이 향하는 곳이다. 고향을 떠올리다 보면 가만히 눈시울이 뜨거워져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거기에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큰 울음보따리 하나가 떠억하니 놓여있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