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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등록일 2013-11-19 02:01 게재일 2013-11-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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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형 만
단발머리에 머리띠 꽂고

어머니, 지팡이에 업혀

재 넘어 절에 가신다

혼자서는 쓸쓸하다고,

혼자서는 눈물겹다고,

초승달도 함께 가신다

연로하신 어머니, 하얀 머리카락 단촐하게 자르고 딸들이 꽃아 준 머리띠 하고 지팡이 짚고 절집 오르신다 어머니. 남편 일찍 여의고 아이들 다 떠나가버린 쓸쓸한 한 생을 마감해 가는 이런 어머니들이 이 땅에는 많다. 쓸쓸하고 눈물겨운 노년의 삶이 참으로 힘겨운 고갯길을 오르는 것 같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 외로운 길을 초승달도 함께 가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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