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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오페라축제 결산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11-06 02:01 게재일 2013-11-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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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대중성 다갖춰… 3만명 발걸음
▲ 개막작 `운명의 힘`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4일 `더 베르디` 콘서트와 `오페라 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열한 번째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해외교류의 확대와 더불어 대작 위주의 작품 구성을 통해 비약적인 위상강화를 이룩한 해였다는 평가다.

축제는 `프리미에르(PREMIERE)`라는 주제 아래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을 포함해 쉽게 무대에 올릴 수 없는 대작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축제에서는 메인공연 5편을 비롯해 해외진출공연, 오페라 컬렉션, 콘서트 시리즈, 특별행사, 부대행사 등 총 26건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12개국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참여해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선보였으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격조 높은 공연을 펼쳤다. 공연 객석 점유율은 84%, 축제를 다녀간 관객은 3만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작 위주의 구성으로 지난해에 비해 공연의 절대 수는 적어졌으나 무료공연은 오히려 늘어났고 객석점유율은 비슷해 그 내실이 더욱 탄탄해진 한해 였다는 호평이다.

▲ 오페라 대상 수상작 `토스카`
▲ 오페라 대상 수상작 `토스카`

올해는 축제의 해외교류 성과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해였다. 지난 5월 폴란드에서 전석매진을 기록한 `카르멘`을 시작으로 페루치오 탈리아비니 국제성악콩쿠르와의 교류를 통해 오페라축제의 이름을 딴 특별상을 제정하는 쾌거를 이룩했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과의 공연협약으로 2015년 이탈리아 현지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게 돼 축제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인 것.

개막작 `운명의 힘`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 연출가 정선영과 무대디자이너 김희재가 선보인 절제된 연출과 무대, 그리고 지휘자 실바노 코르시가 이끌어낸 음악이 어우러져 `능숙한 완급조절이 돋보이는 음악`으로 성공적인 대구 초연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주요 공연은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오렌이 처음으로 방한, 전석매진의 신화를 기록했던 `토스카` 공연이 열렸다. 3막의 유명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은 두 번 모두 앙코르를 가져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을 자아냈으며 “다니엘 오렌이 선보인 완벽한 음악에 감동했다”는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새로운 연출은 물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곡과 번안곡을 추가하는 등 음악적 보완을 거쳐 재탄생한 세번째 주요공연 `청라언덕`은 특유의 서정성과 더불어 더욱 뚜렷해진 계절 표현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작품으로 태어나며`국민 오페라`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음을 보여줬다.

네번째 주요 공연인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베르디 사상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심리극 `돈 카를로`는 동양인 최초로 바이로이트 무대에 오른 전설의 베이스 강병운이 독보적인 존재감과 카리스마로 고독한 독재자를 표현, 환호와 찬사를 받았다. 또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최고 기량의 성악가들이 양일간 이어진 공연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공연을 선보여 `한국 최고`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마지막 메인작품 `탄호이저`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극찬 받은 설치미술가 로잘리에의 오리지널 무대, 조명, 의상을 그대로 공수해 바그네리안들을 열광케 했다. 한국에서 세 번째, 대구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탄호이저`를 만나기 위해 전국 단위의 관객들이 공연장으로 모였으며, 82%라는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해 한국 오페라 문화가 `익숙한 작품` 위주에서 탈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가 됐다.

이와 함께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진행한 `베르디 어게인`은 화려한 출연진과 다채로운 곡 구성으로, 아마추어 오페라 `봄봄`은 신선한 매력으로, 특히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에 무대를 설치하고 진행된 살롱오페라 `스트라빈스키의 마브라`는 짧고 재미있는 내용과 더불어 관객에게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는 참신한 기획으로 오페라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된 오페라클래스를 비롯한 다채로운 특별행사들도 인기를 끌었으며, 대구예술대 및 코리아멤버십디자인(KDM)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조성한 우수한 디자인의 야외광장과 로비에 설치된 베르디 조형물 등은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 요소였다.

김신길 조직위원장은 “지금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세계 오페라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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