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주 영
무덤가 멀리까지 범람한 울음 속에서
절벽을 지고 살던
옹이 박힌 한숨소리를 듣는다
다닥다닥 매달린 입술 부르튼 울음들이
찢어진 앞산 하늘을 조금씩 밀어낸다
묶음으로 기워 입은 울음들
당신과의 거리가 멀어질까 두려운지
땅을 딛고 선 푸른 정강이엔 힘줄이 팽팽하다
굴참나무 위에서 가끔씩 훌쩍대는 뻐꾸기
그때마다 울음이 우우우 날리는 발밑엔
찢긴 하늘이 수북하게 쌓인다
갈말산허리엔 군데군데
오래된 잠들의 납작한 등이 보인다
하필이면 무덤 가에, 혹은 무덤에 이르는 길가에 다북다북 피어난 꽃,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삶은 계란을 반으로 쪼개놓은 것 같다해서 계란꽃이라고도 부르는 우리에게 퍽이나 친근한 꽃이 개망초꽃이다. 먼저 떠난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과 눈물이 방울 방울 맺힌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다닥다닥 매달린 입술 부르튼 울음들이라고 표현한 시인의 마음에 깊이 동의해보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