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옥 동
잎을 본다
잎을 보다 입술을 깨물다
꽃 눈썹 바로 아래 잎을 갉아 먹는 침
입자
벌레를 잡아주다
누렇게 마르는 잎을 보다
마른 잎을 따주려 줄기를 만지다
줄기는 가지를 흔들며
흐릿한 그림자들 밀고 당기고
마른 땅이 몸을 비틀다
세상이 어지럽다
땅을 거꾸로 받쳐 들고 헤엄치는 뿌
리들
까맣게 그을린 발밑의 씨앗들은
온몸을 뒹굴어도 내일을 마중 가는
낯선 길이 그립다
삶은 계속 갈 길을 확인하는 일이기에 시간 맞춰 태엽을 감는 소리
마른 잎을 끌고 가다
우주의 만물은 끝없이 변한다. 새순이 돋았던 나무 가지엔 어느듯 그 순이 싱그러운 나뭇잎으로 자라고 가을이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이 생명의 자연스런 순환이다. 우리네 삶도 늘 힘들고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힘든 시간들이 지나면 기쁨과 행복의 넘치는 때도 도래하는 것이다. 마른 잎들이 시간을 맞춰 태엽을 감듯이 다시 뿌리에 스며 새로운 에너지가 되는 것은 진리다. 자연의 순환, 그 흐름에서 인생의 보편적인 진리를 발견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