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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원

등록일 2013-09-16 02:01 게재일 2013-09-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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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현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내던졌다

쨍그랑 소리가 들렸다

조각나 뒹구는

이마와 한쪽 눈

또 한 눈과 코

입술과 턱

이 악문 미소가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뇌수가 바닥에 흥건하다

잠시 후

덩굴손처럼 바닥을 기며

부서진 조각들을 모으는

바쁜 몸뚱이

완벽하게 복원된 내가

문 앞에 서 있다

현대인들은 이 시에서처럼 하루에도 수 없이 자기의 얼굴을 깨뜨리는지 모른다. 자신의 참모습을 가린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우리는 여러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리곤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환원 복원되는 것이다. 진정한 실존적 가치를 지켜가지 못하는 우리의 처신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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