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 우리나라 항공사의 보잉777기 한 대가 착륙 중 사고가 났으나 불행 중 다행히 대부분의 승객들이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을 두고 아직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쉽게 밝혀지지 않는 듯하다.
이 문명의 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이 변해왔는가? 일반적으로 교통·통신혁명이 우리 지구를 바꾸었다고 하는데 교통기관은 자동차, 철도, 비행기, 선박 다양할 수 있지만 이 지구를 지구촌이라 불릴 수 있게 한 것은 역시 항공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의 경우도 1980년대 초반부터 비행기를 타기 시작했지만 이때는 이미 초음속의 대형 여객기들이 개발되어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를 10시간에 주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10시간도 지루하기 짝이 없어서 죽 잠도 자보고 영화를 몇 편씩 보기도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쩌다 낮시간에는 창밖에 의외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북극해의 무수히 떠있는 빙하들이 보이기도하고, 눈 덮인 후지산이 보이기도 하고 캘리포니아의 해변들이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그 동안 김포-시카고, 김포-뉴욕, 인천-로스앤젤리스, 인천-마닐라,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울란바타르, 김해-상하이, 호놀룰루-동경 등 많은 노선을 다녀 보았지만, 이착륙 시에는 잠시 잠시 불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약간의 불안 가운데서도 즐거움을 주는 것은 창밖의 풍경이다. 한밤이 아니라면 착륙시 지상의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섬 지역이라서 서해바다의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시가지가 이색적이다. 요즈음 자주 가는 몽골의 울란바타르의 경우, 여름에는 초록의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겨울에는 눈 덮인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포항의 경우 비행기 이륙 시 철강공단과 형산강이 내려다 보인다. 우편으로는 넓은 영일만, 저 우편 북쪽으로는 넓다란 포항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53만의 도시가 이렇게 크고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는 경상북도의 산악지대 위를 떠가게 된다.
착륙시에는 남행하던 비행기가 경주평야 쯤에서 서서히 좌편으로 180도 방향을 바꾼다. 오른쪽에는 푸르른 동해바다와 해변마을의 모습들이 보인다. 비행기가 더욱 착륙지점을 행해 나갈 때는 인덕산 정상을 거쳐 동해면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 활주로에 착륙하게 된다.
몇 년전 미국이 콜로라도 덴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항에 접근할 때 평야에 그려진 거대한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보고 놀랐었다. 이는 분명 덴버시에서 남아메리카의 고대로부터 전해온 거대한 불가사이한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본따 만든 것으로 보아진다. 차이점은 남아메리카의 것들은 지면에 조성된 것이라면, 콜로라도의 것은 끝없는 평원의 목초지 내지 밀밭을 깎아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비행노선이나 이착륙 지점 즈음하여 이러한 도형이나 구조물들을 배치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비용 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나, 무엇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브랜드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아진다.
포항의 경우에는 첨단산업이나 R&D를 상징하는 물리학 공식들이나 고차원적인 이해를 구하는 도형이 보여 질 수도 있겠다. 도시화지역이 넓으므로 공공건물이나 대규모 구조물들이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장차 울릉도에 비행장이 건설되면 포항-울릉도 노선이 가장 큰 수익을 창조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포항시가 계획하고 있는 울릉도행 위그선 운행이 활성화되면 이러한 도형들이 좀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