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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는 그리움 - 수련

등록일 2013-08-08 00:10 게재일 2013-08-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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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 옥
누워서 생각하면 사람들 모두 순하게만 떠오른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소리지르게 된다

지르는 소리는 다시 나의 가슴으로 지면서

눈물 한 자락 좌르르 쏟는다

눈물 한 자락은 또 눈물 한 자락으로 이어져

나는 눈물에 잠겼다가 다시 떠오른다

어서 일어나야지, 사랑해야지

그러나 뻔히 나는 일어서지 못한다

나의 눈물이 흐르는 동안만 사랑스러운 사람들

일어나 흘러보면, 흘러서 맞닿으면 언제나 망가졌던 만남

망가지는 것이 그저 까마득하여 누워서 키우는 그리움

이 눈물의 결 위에 나의 몸은 오늘도 홀로 떠서

홀로 문 열었다 다시 닫는다

인간 근원의 슬픔, 그 비애를 잔잔히 펼쳐보이는 이 시는 인간 내면의 그리움과 사랑, 그 진실하고 절절함에도 불구하고 허망하고 부질없음을 동시에 내포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시다. 우리 스스로를 따스하게 안아주고 어루만져 그 근원적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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