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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뀌들

등록일 2013-08-02 00:45 게재일 2013-08-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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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병 근
눈 밖에서 더 잘 크는 놈들

모가지에 벌겋게 독 오른 놈들

목젖 가득 차오는 폐단을 주체할 수 없어

아무나 잡고 맞짱 뜨자는 놈들

모래밭에 떼거리로 서서

온몸을 긁고 있었다

무서워서 아들놈을 재촉하며 돌아오는데

야, 그냥 가냐, 그냥 가!

아스팔트 산책로에 들어설 때까지

등 뒤에서 감자를 먹였다

중량천변 모래밭, 여뀌들

중량천 모래밭에 넝쿨져 있는 풀, 여뀌들을 보면서 시인은 두려움을 느끼고 같이 산책나갔던 아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모습에서 우리는 시인의 사회인식의 중요한 한 면을 발견하게된다. 현실 속에서 떼거리를 지어 통속을 만드는 삶의 원리와 독기 오른 근성들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뀌 무리들은 도처에 깔려 있으며, 다가오기도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런 두려움에서 그리 쉬 벗어날 수 없다는데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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