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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등록일 2013-07-30 00:30 게재일 2013-07-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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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경 림
이렇게 서둘러 달려갈 일이 무언가

환한 봄 햇살 꽃그늘 속의 설렘도 보지 못하고

날아가듯 달려가 내가 할 일이 무언가

예순에 더 몇 해를 보아온 같은 풍경과 말들

종착역에서도 그것들이 기다리겠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산역에서 차를 버리자

그리고 걷자 발이 부르틀 때까지

복사꽃숲 나오면 들어가 낮잠도 자고

소매 잡는 이 있으면 하룻밤쯤 술로 지새면서

이르지 못한들 어떠랴 이르고자 한 곳에

풀씨들 날아가다 떨어져 몸을 묻은

산은 파랗고 강물은 저리 반짝이는데

우리 시단의 원로이신 시인의 인생을 관조하고 성찰하는 눈을 느낄 수 있다. 맞다, 저리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특급열차을 타고 어디까지 왜 그리 빨리 가야하는 것일까. 많은 시간들을 하늘과 햇살과 별과 바람과 대지의 생명들과 교감하면서 시를 써 온 시인의 그윽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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