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 순
…. 그의 무른 몸이 내 지붕에 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
아직 덜 마른 그의 몸이 마르는 소리
…. 그의 불행이 내 지붕에 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
아직 덜 마른 짐승이 살이 마르는 소리
…. 아직 눅눅한 그이 몸이 내 지붕에 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
시인은 `love Adagio`의 생생한 몸과 만난 그의 다양한 내면의 흔적과 현장을 섬세한 소리의 이미지로 표현해내고 있다. 물론 그 소리는 규격화고 분절화된 소리가 아니라, 여태껏 다른 사람들이 들어본 적 없는 최초의 , 사적이며 은밀한 유성성이자 액체성으로서의 소리다. 시인의 섬세한 감관이 소리를 따라 반응하는 아주 예민한 감각의 시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