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혜 진
검은 쇳가루 비가 내린다
새들은 진폐증에 걸려
헐거운 가속으로
땅에 곤두박질친다
4월의 사막과
4월의 묘지로
어지럽게 오가는 바그다드의 구름들
미국이 손을 떼고 떠난 이라크는 아직도 매우 불안정하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라크의 분쟁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은 우려와 안타까움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종족간의 충돌, 혹은 종교 간의 분쟁, 아니 문명의 충돌이라 보는 편이 나을 지 모른다. 황폐한 사막에서 어지럽게 오가는 바그다드의 구름이 그렇거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슬아슬 살아가는 민중들의 핍진한 삶은 어떻겠는가. 암담하고 걱정스러움이 쉬 걷히지 않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