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 석
벼랑에 날개 접고 살던 새들 급한 소리
요란하게 돌과 함께
떨어져 내린다
절벽 절벽 절벽, 끊임없는….
그 아래 텀벙대는 삶이
노을에 잦아진다
황새여울 끝자락쯤에서
나룻배 암초에 걸려
물살에 식은 맘 깎이며
뱅뱅 돈다
필자도 지난 가을 정선의 동강, 연포라는 곳을 기행한 적이 있다. 이 시는 그런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지는 시이다. 우리나라 어딘들 이런 평화경이 없을까마는 동강의 절벽과 그 아래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와 급하게 떨어져 내리는 새들의 비행은 참으로 맑고 깨끗한 평화경이 아닐 수 없다. 물여울 어디쯤 뱅뱅 돌고 있는 나룻배의 풍경도 정겨운 모습이다. 요란하고 분답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만히 눈 감고 시인이 그리는 풍경 속으로 따라가 봄직하지 않는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