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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영혼을 위하여

등록일 2013-06-14 00:34 게재일 2013-06-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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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 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중략)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우리는 이와 같은 상한 영혼을 부여안고 살아갈 때 , 슬퍼하고 좌절하며 분노하기도 한다. 몸의 작은 상처 하나, 마음의 상처 하나가 얼마나 삶을 힘겹게 하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그것의 치유를 기다리고 상처 속에서 새살이 돋기를 기다린다. 이 시는 그런 사람들에게 믿음과 희망의 음성을 들려주고 있다. 인생을 포기할 만큼 세상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귀 기울여봄 직한 음성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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