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흔히 죽음을 직면한 사람이 겪는 심리적 변화는 부정 - 분노 - 좌절 - 체념 - 수용이라고들 한다. 시인은 죽음을 긍정적인 화해와 자연스런 승화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면서 초월의 심정을 밝혀주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죽음과 화해한 사람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긍정하고 초월하는 성숙한 자세가 잔잔한 감동을 거느리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