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 영
외딴길로 밀려나 있다는 낭패감
그러나 내 인생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을 때
이윽고 그 남다르지 않은 인생들이
남다르지 않게 어우러져가는 큰길에 줄지어 서서
이 늘비함을 따라 가야 할 뿐
슬며시 도망나갈 외딴길이 없다는 낭패감
대로와 오솔길 사이에서 갈등을 느낄 때가 있다. 남들과 같아지고 싶다는 마음과 남들과는 달라지고 싶다는 두 마음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은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생의 길은 어디에도 있으나 또한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또한 인생의 길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으나 어디에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대로는 대로대로 오솔길은 오솔길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