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 상대 첫 무4사구 완봉승… 2번째 2루타도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맞수`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과의 홈 경기에서 9회까지 혼자 던져 4사구 하나 없이 2안타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상대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완벽투를 발판삼아 루이스 크루스의 2점 홈런 등으로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11경기 만에 첫 완봉승과 함께 시즌 6승(2패)째를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한국인 투수는 박찬호, 김선우에 이어 류현진이 세 번째이다.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2006년 6월3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으로 마지막 완봉승을 챙긴 뒤 7년 만에 류현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경기는 강우 콜드게임으로 6회에 경기가 종료됐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이렇게 빨리 완봉을 할 줄은 몰랐다”면서 “앞으로 나올 때마다 무실점 경기를 하고 싶다”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5승3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30에서 2점대인 2.89로 낮아졌다. 올해 신인 투수 중 승수·탈삼진(67개)·투구이닝(71⅔이닝)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신인선수상 경쟁에서도 앞서나갔다.
류현진은 이날 113개의 공을 던졌으며 이 중 7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데뷔 후 가장 빠른 시속 95마일(153㎞)에 이르렀을 정도로 우타자의 바깥쪽에 꽉 차는 빠른 공이 위력적이었다. 볼 스피드가 좋다 보니 빠른 볼로 윽박지르다가 간간이 섞어 던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에인절스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돈 매팅리 감독이 “9회에도 여전히 강속구를 뿌리면서 제구력도 흔들리지 않았다”며 “오늘은 류현진에게 특별한 날”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류현진으로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는 시즌 두 번째 2루타를 때리며 3타수 1안타를 기록, 타율이 0.238에서 0.250으로 높아졌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6월3일 오전 5시10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릴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류현진은 올해 1승7패, 평균자책점 6.19로 부진한 우완조 블랜턴과 맞대결했다.
류현진은 1회에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마이크 트라우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등 공 10개만으로 세 타자를 요리, 산뜻하게 출발했다. 트라우트와 상대할 때 시속 9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던지는 등 초반부터 빠른 볼에 힘이 실렸다.
류현진은 2회 1사 후 하위 켄드릭에게 0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얻어맞아 처음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그 뒤로는 8회 투아웃에서 아이아네타에게 2루타를 내주기 전까지 19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완벽한 투구를 이어나갔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제 몫을 했다. 다저스의 첫 안타가 류현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3회말 1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가수 싸이의 곡 `젠틀맨`에 맞춰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직구를 밀어쳐 2루타를 기록했다. 우익수 키를 넘겨 원바드로 펜스를 맞추 큼지막한 안타로 류현진의 시즌 두 번째 2루타였다.
9회에도 당당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대타 브랜던 해리스를 루킹 삼진으로 타석에서 쫓아냈고 아이바를 3루 땅볼, 트라우트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마침내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의 위업을 이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