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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등록일 2013-04-17 00:10 게재일 2013-04-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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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우리의 삶이 본디 깊은 슬픔에 젖어있는 것이라는 존재론적 인식이 깊이 뿌리내려진 작품이다. 갈대는 바람 때문에 흔들린다고 보지 않고 근원적인 슬픔을 안고 가만히 흔들리며 울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네 한 생도 슬픔과 눈물의 시간들로 점철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 속에 진정한 행복도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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