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석
우리가 돌아보지 않고 잊어버린
그림자가 바람과 함께 쓸쓸히 살고 있다
달빛이 새어드는 대숲에는
스산한 댓잎 바람에 옷깃을 펄럭이는
우리의 그림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는 꼭 한번 만나야 할
그림자들이 댓잎 바람에 부서지며
기억 속에 서성이고 있다
뒤안길 대숲 속에 청청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그림자. 우리가 버린 그림자지만 그것은 무엇일까. 살면서 우리가 가졌던 희노애락, 삶의 모양들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 그림자이리라. 영원히 기억 속에 서성이고 있는 그 그림자를 언젠가 꼭 한 번은 만나야한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그럴지 모른다. 우리가 지나온 삶의 기쁨과 환희 행복 혹은 삶의 좌절, 슬픔, 한스러움, 후회, 아픔, 증오 같은 감정이 얽혀있는 지난날에 대한 성찰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잊어버려야할 것들이 아니라 새로움을 뚫고 나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 해야할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