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욱
눈향나무에 눈이 내렸네
눈을 감으니 터진 하늘의 문(門)이 보이네
눈향나무에 온몸이 눈이네 문이네
아아 어어 이 내 몸이 만신창으로 구겨져
부서질 듯 저 어느 문을 열고
훤히 트인 고향으로 들꼬?
하얗게 눈을 뒤집어쓴 눈향나무가 하늘을 향해 문을 열어놓고 내리는 눈을 다시 맞아들이며 하늘에 순응하는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부질없는 한 생을 살아가면서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영육을 들여다보며 자신은 어느 문을 열고 훤히 트인 고향, 하늘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한 잔잔한 회한에 들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