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서 언
나무가 하는 사랑의 연습
떨어질 꽃들 떨어지고
이제 푸르른 잎새마다 저렇듯이 퍼렇게 사랑이 물들었으나
나무는 깊숙이 침묵하게 마련이오
불다 마는 것이 바람이라
시시로 부는 바람에 나무의 마음은 아하 안타까워
차라리 나무는 벼락을 쳐 달라 하오
체념 속에 자라는 나무는 자꾸 퍼렇게 자라나기만 하고
참새 재작이는 고요한 아침이더니
오늘은 가는 비 내리는 오후
나무에 연애하는 사람의 감정을 이입한 시이다. 나무에 잎이나고 열매가 맺히고 떨어지고 하는 일들이 반복되듯이 우리네 사랑도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깊어지기도 하고 상처를 받아 침묵하기도 하고 쓰라린 아픔에 들기도 하는 것이리라. 사랑을 잃는 것은 엄청난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상처에 깊이 빠진 화자가 체념을 넘어서 비 내리는 오후 고요한 치유의 시간에 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