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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등록일 2013-03-22 00:03 게재일 2013-03-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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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치 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 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의 굳은 속성을 인용해 인생의 희로애락에 움직이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삶의 자세를 지키며 가고자 하는 방향을 올곧게 나아가라는 시인의 묵직한 음성에 귀 기울여봄 직하다. 애련에 젖지 않고 멀리서 울리는 우레의 협박이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겠다는 결의를 엿볼 수 있는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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