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 희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송이송이 흰 찔레꽃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의 정표처럼 피어나 번지고 또 번져가는 것이리라.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같은 찔레꽃을 피워놓고 초록 가득 서 있고 싶다는 시인의 가슴 속에는 못다 이룬 사랑의 아픈 무늬가 번져있다. 아련하고 아쉬운, 기다리고 또 기다린 가슴 아픈 사랑이 서려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랑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