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만하면 발생하는 대형 화재사건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화재 발생현황 통계만 보아도 얼마나 많은 화재 사건이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소방방재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2만4천877건으로, 월평균 4천건이 훌쩍 넘어섰다. 인명피해도 총 1천239명 사망 213명, 부상 1천26명이고, 재산피해는 1천511억원에 이른다. 이는 상반기 통계이고, 하반기까지 합하면 그 발생 건수와 인명 재산피해는 두 배에 이른다. 이중 주택화재는 140여건의 화재사고로 7명의 사상자와 8억4천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등…. 수많은 표어나 포스터를 보면서 우리는 과거나 현재나 항상 불조심을 강조해 왔다. 지금의 화재는 과거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공동주택, 아파트 등 도시화 밀집화 되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재의 원인은 따로 있지 않다. 그러나 화재는 항상 우리 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과 안전 불감증이 가장 경계해야 할 사고다.
제조업체에서는 전기·가스용접 등을 주의해야 할 것이며, 조리하는 곳에서는 랜지후드의 기름때, 먼지가 쌓인 멀티탭, 컴퓨터내부의 먼지, 열선이 끊어진 전기장판과 온열기 등 항상 우리 곁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재의 불씨를 스스로 키워가고 있다. 예를 들면 겨울철 정전기를 일으키는 전기제품에 먼지가 쌓이면 스파크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년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의 방심과 실수로 잿더미가 되어버리는 게 화재사고다. `설마 나에게`라는 생각을 버리고 당장이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인하는 행동으로 나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