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 라
과거를 사는 사람은 박물관에 잠기고
미래를 사는 아기는 유모차를 타고
박물관에서 잠든다
언제일까
우리가 박물관을
오늘이라고 부를 날은
햇살 가벼운 겨울
시간이 박물관 안에서 먼저 기다린다
박물관의 시간들은 마냥 박제돼 있거나 멈춰있거나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이 박물관이다. 엄격히 말하면 현재라는 시간 개념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 아닌가 생각한다. 끊임없이 현재의 시간들이 과거의 시간으로 축적돼 가는 것이다. 박물관에 가면 그런 축적된 시간의 흔적들이 가시적인 형태로 전시돼 있다. 수 백년부터 수 천년 혹은 수 만년 동안의 시간의 축적물들이 놓여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박물관을 너무 무겁다고 말했는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