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국의 힐링캠프 프로를 비롯해 힐링뮤직, 힐링마케팅 등등. 우리는 지금 힐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팍팍해 졌음을 방증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힐링은 의외로 간단하다. 힐링은 상대의 아픈 상처를 경청하고, 깊이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힐링을 사회갈등의 대표격인 원전정책에도 적용했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서 원전 논쟁은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핫이슈이다. 여기엔 갈등의 DMZ(비무장지대)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상대에게 너무 많은 상처와 아픔을 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친원전파는 반원전파를 현실을 모르는 이상적 집단으로, 반원전파는 친원전파를 `마피아`라는 극단적 용어로 서로 적대시한다.
이해관계가 많은 산업의 특성상, 지역주민, 원전사업자, 정부당국, 환경단체 등 모두가 이러한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틀을 깨트려보자. 마침 우리지역의 월성 1호기 계속운전 논쟁은 이러한 힐링을 시험할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원전 계속운전에 대한 경제성, 안전성 논쟁을 떠나 무엇이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지 못하게 하고 있는 지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현재 월성 1호기는 계속운전 결정을 위해 안전하게 정지된 상태이다. 규제기관은 운전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그 과정에 주민들의 수용성 여부를 크게 염두에 두고 있다. 원전사업자는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지역주민은 원전사업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과거의 갈등과 대립의 에너지를 상생과 치유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