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에너지 푸어(Poor) 소사이어티

등록일 2013-01-17 00:26 게재일 2013-01-17 18면
스크랩버튼
▲ 김찬겸울산시 중구 남외동
집이 있으되 집 때문에 가난한 하우스 푸어(House Poor), 자격증이며 유학을 통해 취득한 스펙으로도 취업하기 어려운 스펙 푸어(Spec Poor),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Working Poor), 가난과 빈곤의 뜻을 가진 단어인 푸어(Poor)가 개인에서 출발해 사회의 병리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와 관계없어 보이는 현상들이 직·간접적으로 나와 깊숙하게 연결돼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 쯤이면 이미 때를 놓쳐버린 셈이다. 대처할 시간과 여력이 마련되지 않았을 터이니. 하우스 푸어와 스펙 푸어 등은 어느 집단에 국한돼 번져가는 성향이 있지만, 에너지 특히, 전기 에너지 푸어 사회는 간접이란게 없다. 당장 오늘 사용이 어려우면 가정은 물론 국가의 모든 흐름이 마비된다. 가정의 물과 전기제품이,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공장의 전기기기들이, 컴퓨터의 전원이, 병원의 수술이, 비행기의 이착륙이, 지하철의 이동이 마비된다. 전기는 이렇게 우리 생활의 모든 부분을 관여하고 있으며, 장기간의 전력공급 차단은 사회를 암흑 세계로 변화시킨다. 이 모두를 `일렉트릭 유니버스`(데이비드 보더니스 저)에서는 간략하지만 깊이를 알 수 있게 잘 묘사해 놓았다.

전력이 가난한 나라에서, 사회의 모든 것이 전기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1세기의 사회에서 전기 생산의 주체인 원전의 폐쇄를 너무도 쉽게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더 나은 원전환경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교육과 기술을 추구해야 할 시점에 폐쇄와 질책으로만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 우리의 에너지 푸어 소사이어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의 문제가 사회로 전이되지 않고, 개인의 무분별한 이상주의적 발언이 사회를 어둡게 만들지 않도록….

독자투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