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KIST 공동연구… 美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에 게재
포스텍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 최지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살아있는 쥐를 이용해 생체의 뇌신호를 통해 의식의 상태를 정의하고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전환될 때 일어나는 `임계전이 현상`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특히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뇌에서도 부분적으로 깨어 있는 뇌부위가, 의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뇌에서도 부분적으로 활동이 정지된 뇌부위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대뇌피질시상회로 내에서 밝힌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과학 뿐 아니라 철학, 의학은 물론 예술적 관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문제지만, 아직까지 수수께끼가 많은 분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공동연구팀은 걷고 있는 쥐에 마취제를 주사한 뒤 운동과 촉각인지에 관련된 신호를 대뇌피질과 시상회로에서 측정, 뉴런이 정보전달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특정한 뇌파를 추적했다. 이들은 통계물리학적 방법을 신경과학에 적용, 뉴런이 정보전달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변수로 만들어 의식과 무의식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의식을 잃거나 찾을 때 뇌의 상태가 급작스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두 상태 사이에서 큰 요동을 보이며 바뀌는 `임계전이 현상`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변화가 자성계(磁性界)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변화 과정에 따라 서로 다른 경로를 따르며, 이 과정에서 의식과 무의식 상태가 공존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물리학과 신경과학의 학제간 연구로 일궈낸 이 연구성과는 의료사고 방지 등을 위해 학계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대리표지자(surrogate biomarker)`개발에도 활용되는 것은 물론 의식과 무의식 상태의 정보흐름 구조를 규명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임계전이(Critical Transitions):물질의 상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한 상태와 다른 상태 사이의 경계 지점에서 큰 요동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는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크게 다른 반응이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