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향한 글로벌 허브 항구도시를 추진하는 포항. 그 슬로건에 어울리지 않게 교통이 불편하다. 물론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최근 들어서는 포항 주위의 시가지 우회도로도 터져있다. 대구를 비롯한 내지에서 포항 철강공단 가는 길이나 구룡포 호미곶 해맞이공원 가는 길이 새로 뚫리거나 확장된 것은 사실이다. 대중화된 내비게이션도 제때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지경으로 최근 일이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불편하다. 너 ~ 무.
우리 국토의 척추쯤 되는 동해안의 7번 국도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경상북도 구간이 4차선으로 확장이 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구간은 곡선에 교차로 등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울산에서부터 경주에 이르는 길은 경주와 울산 양 지역 공단을 잇는 산업도로 역할까지 맡아 전국 최고의 교통사고 사망률을 기록하는 악명 높은 도로다. 통행량에 비해 비좁은 도로가 엄청난 물동량을 감당하느라 일반 승용차는 끼어들기에도 미안할 지경이다.
같은 7번국도 포항에서 영덕 구간도 시가지 우회도로를 벗어나면 흥해쯤에서부터 청하 송라 영덕까지 트럭과 버스, 승용차들로 언제나 복잡하다. 이 길은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또 지금부터는 겨울 바다를 즐기려는 관광객과 해맞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올 연말연시도 불편은 불보듯 뻔하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새삼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 그 대통령의 임기 5년이 다되도록 무엇 하나 뚜렷하게 특혜 받은 것 없으니 하는 말이다. 포항 지역 예산은 들먹거리기만 하면 야당에서 `과메기 예산`이니 `형님 예산`이니 하면서 딴죽을 걸었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의 GRDP는 여전히 꼴찌 수준을 맴돌고 지역을 먹여 살릴 성장동력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입 수험생들은 서울로 줄을 서고 취업을 못한 젊은이들의 어깨는 처져 있다.
그런 판에 전남 목포 앞 신안군이 섬을 다리로 연결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솔직히 배알이 뒤틀렸다. 1천개가 넘는 섬에 4만4천명의 인구가 흩어져 사는 곳이다. 이곳에 26개의 크고 작은 다리를 놓아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구상에서 떠나 이미 증도대교 등 7개 다리는 완성됐고 5개는 건설중이며 14개도 2020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 예산 3조1천억원이면 동해안 고속도로를 몇 번 놓을 수 있을 예산이 될 듯 하다. 전국의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데 경북 동해안 구간에는 아직 고속도로가 없다. 더더구나 철도도 없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지난 1991년 착공돼 10년만인 2001년 진작에 완공됐다.
대선이 코앞이다. 지역에서도 처음에는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하는 후보를 찍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하는 후보에게 표를 모아줘야 한다” 는 등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마치 몇 달전 4·11총선때처럼 말이다.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당시 총선이 묻지마 투표가 아니었다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나?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이젠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후회 대신 책임져야 한다.
동해의 외로운 섬 독도. 호시탐탐 노리던 일본은 근래 들어 노골적으로 자기네 땅이라고 세계를 향해 확성기를 틀어 댄다. 이런 판국에 독도를 안고 있는 울릉도, 포항과는 200km나 떨어져 있는데다 풍랑이 높거나 여차하면 뱃길이 끊기기 일쑤인데도 경제성 운운하며 공항 건설을 미루고 있다. 이거 하나 해결해주지 않는 역대 정권들이다.
오늘 밤 대선 후보들이 경제 복지 등 분야에서 2차 토론회를 갖는다. 지켜보자. 누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인지. 우리 지역 문제를 알고 또 그 해답까지 알고 있으며 실천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후보가 있는지. 이젠 대구·경북, 참말로 응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