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23일 문예회관서 정기연주회<bR>피아니스트 한동일 협연
인간의 한계를 예술로 승화시킨 음악의 성인(聖人) 베토벤.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마스터 클래식 세 번째 시간이자 제390회 정기연주회 `위대한 영혼, 베토벤`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는 작곡가 베토벤을 만나 그의 음악세계를 탐구한다.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그의 오페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교향곡이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향 곽승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이날 연주회의 첫 곡은 대구시향 초연작이기도 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피델리오`의 초연 때 사용된 서곡으로 초연 당시에는 오페라 `레오노레`로 발표돼 현재까지도 서곡은 `레오노레`, 오페라는 `피델리오`로 불린다.
베토벤은 이 오페라를 위해 총 네 개의 서곡을 썼으며 그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 받고 있는 것은 제3번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만나보기 어려웠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을 실연으로 감상해 볼 좋은 기회다.
이어 베토벤의 새롭고 놀라운 시도가 돋보이는 `교향곡 제2번`이 연주된다. 이 작품이 만들어질 즈음 베토벤의 귓병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의사의 권고로 잠시 한적한 시골 마을 `하일리겐슈타트`로 요양을 떠났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아 그곳에서 유서에 가까운 편지를 두 동생들에게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베토벤을 절망에서 구하고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역시나 음악이었다. 그렇게 내면의 상처와 장애를 딛고 만들어낸 `교향곡 제2번`에는 부분적으로 비극적인 어둠이 드리워져 있지만 전반적으로 밝고 따뜻한 사랑과 희망이 느껴진다. 특히 총 4악장 중 제3악장에는 기존의 미뉴에트 악장이 아닌 베토벤이 교향곡에서 최초로 시도된 빠른 3박자 스케르초 악장이 등장함으로써 경쾌함을 더한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