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 주식 124만655주(1.42%)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 가격은 35만2천450원으로 26일 종가에 최대 5% 할인율을 적용했다. 총 매각대금은 4천372억원이다.
매각 후 SK텔레콤의 포스코 지분은 2.84%에서 1.42%로 줄었다.
SK텔레콤과 포스코는 지난 2000년부터 12년간 상호지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0년 SK텔레콤이 당시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포스코에 1조7천억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자기 지분 6.84%를 넘겼다. SK그룹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포스코 주식 2.73%를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하면서 상호지분 관계가 사실상 깨졌다. 그 당시 SK텔레콤이 포스코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SK텔레콤측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4천372억원은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에 쓴다는 것.
지난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부채비율은 87%로 지난 5년간 레버리지가 크게 상승했다. 매년 금융비용도 2천억~3천억원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을 깎아먹는 요인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최근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SK텔레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부정적 전망은 향후 수익성과 재무상태를 반영해 등급 하락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포스코와 지분을 상호 보유한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매각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가 보유한 포스코 지분은 2.9%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SK텔레콤 지분과 함께 하나지주(0.92%)와 KB지주(1%) 지분을 모두 매각한 바 있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