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제 철광석 가격 하락 반영해야”<br>철강 “후판가격과 실시간 연동 어려워”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철광석 국제 시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들며 철강업계에 후판 가격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실제 국제 철광석 스폿(단기 현물 거래) 가격은 작년 3분기 t당 170달러를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최대 수요처인 중국 수입가격 기준으로 12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두 달간 무려 15%가량 하락하면서 내림세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에 공급되는 후판 가격은 지난 2분기 협상이 결렬돼 1분기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1분기 협상 결과 후판의 기준가격은 기존 110만원으로 하되 실제 거래는 80만원대의 할인가격을 적용하기로 합의된 바 있다. 조선업계는 현재 후판 가격에는 1년 이상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제 철광석 가격이 최근 두 달간 15%가량 하락했는데 후판 가격은 1년 넘게 조정되지 않고 있다. 조선은 전체 비용 중 30%가 재료비고 재료비의 40%(전체 비용의 12%)를 후판이 차지하므로 이처럼 높은 가격은 조선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인 것은 맞다면서도, 후판 가격을 철광석 가격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통상 현재 철강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철광석은 6개월 이상 전에 합의한 가격으로 구매계약을 했던 철광석이므로 당장 철강 가격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분기마다 철광석 메이저 업체인 발레나 리오틴토 등과 2분기 앞선 가격을 놓고 협상하는 것을 관례로 삼고 있다.
한편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철광석 생산량은 19억2천만t으로 2010년 대비 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는 전년 대비 8천만t 증가한 20억t이 생산되고 내년에는 이보다 8천만t가량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