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처리 이어 새 상인회 설립으로 내분 심화<br>“어시장이 둘로 쪼개지면 상인들 반목의 골만 깊어진다”
속보=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내 음식물쓰레기 처리문제를 놓고 마찰(본지 9일자 4면)을 빚고 있는 어시장 상인들간에 급기야 신생 상인회가 설립될 조짐을 보이는 등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다. 논란이 됐던 음식물쓰레기 처리문제는 신고필증을 받은 어시장 상인회측에서 선정한 원진기업(주)이 9일부터 일괄 수거하면서 해결됐다.
가칭 `죽도수산시장 상인회`는 10일 오후 3시 상인단체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열고 회원 200여명 규모로 단체를 발족시켰다. 신생 죽도수산시장 상인회는 이날 중소기업청 시장개선과와 포항시 경제노동과에 상인단체 설립 등록신청을 했다.
죽도수산시장 상인회의 탄생으로 죽도시장에는 기존 죽도시장 번영회(회장 최일만), 죽도시장상점가진흥조합(회장 백남도), 죽도어시장 상인회(회장 김경수) 등 3개 상인단체서 4개 단체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문제가 발생하게 된 배경은 죽도어시장 상인회가 지난 8일 포항시로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 신고필증을 인가받으면서 촉발됐다. 종전까지는 상점가진흥조합 소속 이창혁(53) 사무국장이 개인 자격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일괄 처리해 왔다.
문제는 어시장 상인회 300여 회원들끼리 두패로 갈라져 서로 `제살 깎아먹기`로 대치하는 것과 상인회 소속이 아닌 상점가진흥조합 소속 사무국장이 어시장 신규 상인단체 설립을 추진하려는 것 때문이다. 이는 해당 상인회 발전은 커녕 죽도시장 전체 상인들의 이미지까지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죽도어시장 상인회 김경수 회장은 “죽도어시장 구역내 상인들을 굳이 두개 조직으로 쪼갤 필요가 있느냐”며 “이는 결국 어시장 상인들간에 분열과 갈등만 조장하는 비효율적인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신규 단체를 설립하려는 죽도시장상점가진흥조합 이창혁 사무국장은 “기존 어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단체를 설립하는 만큼 어시장의 발전과 회원결집을 위한 것”이라며 “어시장측에서 위탁 처리업체를 1개사만 선정해 특혜성이 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어시장 상인들은 “어시장 소속 상인도 아닌 상점가진흥조합 사무국장이 왜 나서서 상인들의 갈등을 조장하느냐”며 “사무국장 자신이 상점가진흥조합을 탈퇴한 뒤 어시장 상인으로 정식 가입후 일을 추진하라”고 반박했다.
포항시 지역경제과 이점식 과장은 “법적 하자가 없고 단체설립 조건(회원 100명)만 갖추면 인가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죽도시장 어시장 상인들간에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