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고시인 의사 시험에서 또다시 부정행위가 적발되었다고 한다. 의대생들이 응시한 의사 국가시험에 이어 레지던트 수료과정 이수자들이 본 외과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일어난 것이다. 두 사람에게서 드러난 부정행위는 흡사했다. 출제위원으로 들어간 대학교수들의 자기 학교 출신들에게 문제를 사전에 알려주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이번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는 모 대학 교수 두 명이 1차 주관식 문제를 유출해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교수들이 앞장서서 부정을 조장한 처사이다. 윤리와 도덕의식이 마비된 이들에게 어떻게 생명을 보듬는 인술(仁術)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의아해 한다. 이러한 과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식의 문제 유출은 과거부터 있었던 관행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정치판에만 관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 부정에도 종종 있었다고 풀이한다면 또 다시 놀라운 일이다. 문제 교수들도 시험문제를 내려 합숙하기 전에 시험에 나올만한 부분만 알려줬다고 해명한 것 같다. 그런데 네 사람의 점수가 40점 만점에 39점(평균 26.8)이 나왔다고 한다. 시험 문제가 거의 전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스포츠에 만행하고 있는 승부 조작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사전에 모든 것을 알고 하는 것은 엄연한 위반이다. 관행이라면 다른 부분의 시험에도 부정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재발 방지를 막아야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시험 문제 출제를 전문학회에 의뢰하고 학회가 대학 교수들로 출제위원을 구성하는 현행 방식도 이번에 개선되어야 한다. 어느 교수가 출제에 들어 갔는지 응시자들이 다 알고 있다 보니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사전에 예상 문제를 공유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엘리트라는 의사들의 부정 불감증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부정에도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는 법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문제 은행에서 문제를 뽑자고 한다.
/김민철(포항시 남구 해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