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여론조사가 승부 갈라<br>최 前위원장, 이명박 후보 경선 캠프서 여론조사 막중한 역할
복합유통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고향 후배 브로커 이모씨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하면서 사용처 중 하나로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거론해 주목된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청탁과는 전혀 무관한 돈”이라면서 “받은 돈은 200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관심은 최 전 위원장이 지난 2007년 17대 대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고, 또 당시 여론조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것이다.
아울러 여론조사가 어떻게 진행됐고, 여기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는가 하는 것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1994년부터 2007년 초까지 13년간 한국갤럽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여론조사 분야에 밝아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이명박 후보의 경선 캠프 및 본선 캠프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해 막중한 역할을 했다.
특히 정당 경선 역사상 가장 치열했다는 지난 2007년 `8·20 경선` 당시 여론조사가 사실상 경선 승패를 갈랐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꺾고 승리하는데 최 전 위원장이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이 후보가 지난 2006년 6월 말 서울시장직을 그만 둘 당시에는 지지율도 낮은데다 박 후보가 당을 장악하고 있어 `당심`보다는 여론으로 대변되는 `민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 전 위원장은 여의도 별도 사무실에서 자비로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여론의 흐름을 정밀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책 마련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인지 이 후보는 선거인단 득표수(6만4천216표)에서 박 후보(6만4천648표)에게 432표 뒤졌으나 여론조사 환산 득표수(1만6천868표)에서 2천884표 앞서 가까스로 승부를 뒤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