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영혼의 유전자 지도`, `무념`, `알 수 없어요`를 주제로 수묵 작업을 해온 작가는 그동안 존재의 본질에 대해 뿜어 나오듯이 펼쳐지는 편필(偏筆)의 움직임과 넓게 펼쳐지는 담묵(淡墨)의 먹선 위에 다시 짙은 먹선을 그어 만들어지는 선의 연결을 통해 이미지화 하는 작업으로 호평을 받아 왔다. 하지만 수 년부터 새로이 추구해오던 변화된 작업의 움직임은 보다 깊이 있는 내면세계로 형상화 되고 있는데, `알수 없어요`라는 주제 속에 그동안 겹쳐 표현되던 먹색을 대신해 먹선 위에 색 테이프를 사용해 그간 이뤄 왔던 작업의 흔적들을 대신하기도 했다.
작가 이영석의 근작은 원색의 테이프를 이용해 다각형의 그림이나 모형 즉, 도형을 조합해 인물의 형상 아래 먹의 번짐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또 다른 조형성을 창조해 내는 특징이 있다.
다각형 도형의 조합은 화면 내에서 중심적인 형상으로 작용하지만 흰 공간으로 남겨진 여백 속에는 마치 퍼즐을 짜맞추어 가다 남겨진 조각처럼 군데군데 조그만 객체로 자리 잡고 있는 형상 속에서 뭔가 모를 오묘한 율동감 마저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회 주제 역시 `알 수 없어요`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삽질`이라고 말한다. 지난 30여 년 넘게 진행돼 온 작업이 작가 자신에게는 늘 부족하다고만 여겨온 그가 최근 들어 진행되는 작업들에 대해서는 그냥 보기에 좋았고, 작가가 흥미를 가지면 그걸로 스스로 만족감을 갖는식의 작품을 구사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영석 작가는 현재 계명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의 010-8596-2807.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