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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현장을 가다 - 포항 남·울릉

이혜영,김남희,김상현,윤경보기자
등록일 2012-04-03 21:46 게재일 2012-04-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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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새누리당 포항 남 ·울릉 국회의원 후보가 2일 포스코 등지를 돌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형태 후보 “포스코는 포항의 자랑” 협력 관계 강조

“포스코 표심 잡아라” 뜨거운 악수

2일 오전 11시 포항시 남구 대도동 세명기독교 병원 맞은편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았다. 동행취재를 위해서다. 오전 부터 사무소는 분주했다. 오전 사무소내 일과가 마무리되자 김 후보는 채비를 챙겼다.

포항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김 후보는 포항시 남구 괴동동에 있는 포스코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행취재를 위해 차량이동중 김 후보가 탑승한 뒷좌석 옆에 앉았다. 후보사무소에서 포스코까지 짧은 이동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후보에게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

차량내부가 작은 사무소다. 김 후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민원 전화였다. 후보에게 걸려온 전화는 “서울에 있는 KBS에 견학을 가려고 하는데 그냥 가면 되는가”라는 선거운동기간 중이라는 정치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민원이었다.

김 후보는 바로 KBS에 전화했다. 그는 KBS 기자출신이다. 김 후보는 “우리 지역구 사람이 관광을 가려고 하는데 KBS에서 좀 더 챙겨주고 책임자 재량으로 선물도 챙겨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즉석에서 민원을 해결했다.

11시20분 김 후보는 포스코직원들과 식사하기에 앞서 직원매점을 찾았다. 매점 관계자와 인사를 나눈 뒤 포스코 관계자들과 매점앞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김 후보는 “29일 제일 먼저 세계적인 기업인 포스코를 찾으려고 했지만 그날 회의가 있어서 만나지 못해 오늘 다시 찾았다”고 말하자 포스코 관계자들은 “바쁘신데 찾아줘서 감사하다”면서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포스코는 포항의 경제 버팀목으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등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면서 “포스코를 포항의 자랑으로 생각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김 후보는 식당 앞 출입문에 섰다. 점심을 먹으러 온 직원들과 악수 릴레이가 시작된 것이다. “남구의 기호1번, 김형태입니다”를 연신 외쳤다. 한명 한명 악수를 하며 직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전을 펼쳤다.

김 후보는 인사가 끝나자 직원들과 어울려 점심을 함께했다. 후보의 점심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점심식사가 끝나 직원들이 자리를 뜨자 김 후보는 떠나가는 직원들에게 다시 악수를 청했다. 일반인이면 상상하기 힘들다. 정치인이기에 가능하다. 정치인들은 매일 보면서도 악수한다. 버릇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러나 후보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김 후보의 “악수 한번 더 합시다”에 후보의 절박한 심정이 묻어 있는 듯 했다.

▲ 기호 2번 민주통합당 허대만 후보가 2일 오전 포항시 남구 상대동 남부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허대만 후보, 페이스북·트위터로 실시간 소통도 허투루 않아

주민 눈맞추기에는 골목유세가 최고

포항시 남·울릉 야권단일후보로 19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허대만 후보의 하루는 오전 4시 반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전 5시 교회를 찾아 한시간 동안 새벽기도를 한 뒤 허 후보가 찾은 곳은 형산로터리.

2일 오전 7시에도 이 곳을 찾았다.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매일 이곳을 찾는다. 아침 바람이 아직 차지만 허 후보는 맨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시간 동안 형산로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한 허 후보는 그제야 늦은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꿀맛 같은 국밥 한 그릇을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냈다. 식사를 마친 허 후보는 긴장이 풀린 듯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3일 전에 걸린 감기 탓이다. 지난달 30일 빗속에서 골목유세를 하다 탈이 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친 허 후보는 짧은 휴식을 마다한 채 곧바로 유세차에 올랐다. 그를 태운 유세차는 상대동 주택가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기 시작했다.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다.

허 후보는 “골목유세는 혼자 유세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유세”라며 “시민들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고 귀띔했다.

허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은 포항남·북구 균형발전. 도시기능이 북구에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남구 지역민이 소외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병대 사격장이 장기쪽으로 이전되면 해병대 기능을 남쪽으로 이전하고 현 해병대 부지에 주거·상업시설을 집중 배치해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또 그는 포항남·울릉 장기발전 5대 과제로 △포항공항을 신항만 인근으로 이전 △블루밸리 사업 조속히 완공 △포스코-협력업체-지역사회 상생협력 △울릉도 국립해양연구소 설치 등을 중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30여분간 골목 유세를 한 허 후보는 곧장 유세차에서 내려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그는 휴대전화를 손에 놓지 못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과도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시민들을 만나면 그 어느 누구보다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들었다. 허 후보는 “하루 24시간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쁘지만 매일 동분서주 할 수 있는 힘은 허대만을 응원해주는 시민 개개인의 응원덕분이다”면서 “20대부터 기초의원을 하면서 포항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 항상 크고작은 지역문제에 야당과 시민목소리를 대변하려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 기호 6번 무소속 정장식 후보가 2일 오후 포항시 남구 청림동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정장식 후보, “`사람됨`으로 승부하겠다” 비장한 각오 펼쳐

이상천 前도의회의장과 `든든한 동행`

2일 오전 8시 포항시 남구 대도동 5호광장 인근 정장식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캠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선거 운동원은 “9시30분에 도착하신다고요. 예 알았습니다”라고 응대했다. 그는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다급히 전화를 끊고는 정 후보에게 보고했다.

지난달 20일 후보직을 사퇴한 이상천 전 경북도의회 의장이 선거 9일을 앞두고 정장식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정당의 뒷받침이 있는 다른 후보에 비해 조직적으로 취약한 정장식 후보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순간이었다.

오전 9시45분 이 전 의장이 도착했다. 오전 일정을 미룬 정 후보는 선거사무소 앞 인도까지 나가 차에서 내리는 이 전 의원을 악수로 맞이했다. 지지자들도 이 전 의원의 가세에 박수로 환영했다.

이 전 의원은 “가족에게도 무시당했다. 일부 시민에게는 눈을 파이고 코가 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 후보를 돕는 일에 매진하기로 한 이상 육탄방어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방을 점령군에게 내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시민의 생각을 돌리는데 내가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는 “4월2일은 포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날이 될 것”이라며 “분하고 섭섭한 마음을 내려놓고 어려운 결정을 해 주신 이 의장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오전 11시 정 후보는 유세전을 벌이기 위해 황급히 동해면 영남종합상가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후보는 동행한 기자에게 “시민후보로 `나홀로 선거운동`을 하는 입장이 간단치 않다.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엉뚱한 공천 결과로 여론이 뒤집힌 것이 그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냐. 요즘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긴장감을 표했다.

정 후보는 100여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한 10분 남짓한 유세에 정성을 쏟는 듯했다.

캠프에서 준비한 초안을 꼼꼼히 체크해 `자극적이고 쎈` 문구는 삭제했다. 정 후보는 약 50분간 동해면을 돌며 주민과 인사를 나눈 뒤 유세차량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조직이 없는 약점을 극복하고 `사람됨`으로 승부하겠다. 변화의 대열에 동해면민이 함께 해주길 바란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약간 떨리는 듯 했지만 굵고 낮은 톤의 목소리에서 무소속 후보의 비장함을 전하고자 애쓰는 기운이 느껴졌다.

▲ 기호 7번 무소속 박명재 후보가 2일 오후 포항시 동해면 도구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박명재 후보, 두 아들과 함께한 유세전… 루머 해소 노력

“행자부장관 경력 등 중앙인맥은 자산”

2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불거진 가족과의 불화설에 관련된 공식 입장을 마친 뒤 CBS 포항방송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한 4·11총선 포항남·울릉 무소속 박명재 후보.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께 포항 남구 동해면 도구리 동해농협 앞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표심 몰이에 나섰다.

선거유세 차량에 올라선 박 후보는 “유세차량 주변에 모인 100여명의 동해면민들에게 전 행정자치부장관 등을 거치면서 맺어진 중앙정부의 인맥은 나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행자부장관 경력을 바탕으로 3선의원 정도의 예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선될 경우 초선인 타 의원보다 예산을 더 확보해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박 후보의 두 아들도 자리를 함께해 그간의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박 후보의 두 아들인 박지훈(37)씨와 박승훈(29)씨는 “처음에 가족 불화설 등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따로 해명을 하지 않았다”며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유언비어에 포항시민들이 현혹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람이다”며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가족들이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박 후보는 동해시장을 돌며 동해면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데 집중했다. 동해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중인 한 상인이 “옛날보다 물가는 오르고 사람도 없어 걱정”이라고 말하자 박 후보는 “대형유통업체가 지역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으며 당선될 경우 골목상권에 미치는 평가지수 등의 기준을 정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또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 “동해면민들이 가장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문제가 바로 공항확장에 따른 항공소음 등의 직접적인 피해임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시급히 해결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오후 3시30분께 남구 대송면 제내리 대송보건지소 앞에 자리를 잡은 박 후보는 운제산 휴양림 공원 조성 시기를 더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노인복지와 노인일자리 창출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만약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에 반드시 입당해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7~9시까지 오천과 문덕 인근 식당가와 상가를 방문해 시민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마지막까지 한 표를 호소하며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 이혜영,김남희,김상현,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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