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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경북에 언제 오는가

등록일 2012-04-02 21:57 게재일 2012-04-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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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편집국장

선거가 9일 남았다. 여야 지도부는 서로가 이번 선거를 박빙의 승부라며 수도권과 충청도 부산 등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그런데 우리 대구 경북 지역은 아주 시큰둥하다. 선거운동원들이 도심 네거리마다 점령하고 어쭙잖은 막춤으로 시민들을 후려치려 할 뿐 유권자들은 영 반응이 시원찮다. 후보자들의 속이 타들어갈지 몰라도 유권자들은 선거가 끝난 듯하다.

사실 별 뾰족한 수가 없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공천이 늦어지면서 선거판이 제대로 서질 않는 것이다. 거기에다 지난 해 연말부터 국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그 많은 후보들은 대부분 뜻을 접었다. “썩어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 “백의종군하겠다”며. 백기투항이다.

그나마 끝까지 출마 의지를 관철한 무소속의 면면을 보라.“ 당선되면 새누리당에 입당하겠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가도에 힘을 보태겠다”. 하나같이 충성경쟁이다.

“이기는 사람이 우리 편이다”는 말이 실감 나는 현실이다. 살아 돌아온 놈이 우리 편이다. 누구라도 좋다. 어차피 모두가 새누리당으로 들어오지 못해 안달인데, 누가 된 들 무슨 차이가 있을까. 갑과 을이 이렇게 분명하게 결판나 버렸다. 누가 되더라도 당의 정권 재창출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데, 이럴 줄 알고 칼자루는 중앙당과 공천권자가 잡았던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밤잠을 자지 않더라도 선거구를 돌면서 당 후보들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에는 벌써 몇 번째 갔다. 어제도 부산과 경남지역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런 박 대표가 대구 경북에는 한 번 다녀가고는 종무소속이다. 후보들도 기다리지 않는다. 12월 대선 전초전인데 왜 고향인 대구 경북 지역은 외면할까. 찾아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색깔이 없다. 모두가 같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같은 결과가 예상되고 보니 다른 지역에서는 경상도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그런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좋다. 사람만은 바로 알고 뽑자. 정말 그 사람이 우리 지역을 위해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인지. 그의 살아온 과거 행적을 보고 그의 정책을 보고, 그의 미래 비전을 보고, 그리고 의지를 보고, 결단성을 보고, 무엇 때문에 나왔는지 살펴보는 거다. 그들이 우리의 정치 DNA(유전자)를 갖고 있는 대표 아바타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어차피 우리 수준이고 정치인은 우리가 선택한 우리의 대표다.

그 후보의 공약이 무엇인지, 그 공약은 누구를 위한 공약인지, 그리고 그 공약이 실천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과연 그 후보가 그 공약을 해결해 낼 능력이 있는지와 함께 그가 속한 정당의 정강과 정책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한다. 누가 나를, 우리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지 검증해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겐 그 선택의 폭이 한정돼 있다. 비례대표에는 20개의 정당이 있지만 등록 후보는 여야, 무소속 등이 고작이다. 그래서 더욱 살펴봐야 한다.

30년을 국회의원으로 보낸 7선의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뱉은 쓴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총선 때마다 아무리 물갈이를 외쳐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단언했다. 이대로는 청운의 꿈을 안고 국회에 와도 그저 그런 의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후보들은 300명 중 한 명이 되고 여야 정당들은 텃밭에서 공천 전횡을 부리게 된다.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인 후보를 선택했으니까. 이건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런 사람을 찍어주고 당선시켜 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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