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이 대통령 탈당 해법 아니다<br>”李 “박, 몇 안 되는 유망한 정치인”<br>낙천 친이계 집당탈당 자제국면<br>정치권 `대통령 의중 반영` 시각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간의 관계가 선거를 앞두고 화해무드로 급변하고 있다.
양측은 주요 고비 때마다 각을 세우며 “태생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사이”란 말을 들었지만 총선을 앞둔 최근 친이계 의원들의 탈당자제 등을 통해 관계가 일정 부분 복원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각자도생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높아 당장은 `총선용 화해`란 시각도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근 이 대통령 탈당 문제가 불거지자 “탈당이 해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일축했고, 며칠 뒤 이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박 위원장을 “몇 안 되는 유망한 정치인”으로 치켜세우며 “(박근혜) 대세론은 들었어도 한계론은 못 들어봤다”고도 했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인사들의 집단탈당도 자제국면을 보이고 있어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권내에서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탈당을 포기한 것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제3 세력화를 추진하지 않는 것도 이 대통령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했다.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친이계 낙천자들과 정 전 총리에게 “가볍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으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최근 청와대 출신 낙천자들과 전화통화를 해 “대의를 위한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 점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화해모드가 총선 이후에도 계속될지에는 의문을 가지는 시각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친이계 인사들의 공천 탈락을 심정적으로 안타까워하지만, 그렇다고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총선이 끝나면 생환한 친이계와 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급격한 화해모드에 대해 친이·친박 모두 일정부분 선을 그으며 부인하고 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14일 방송출연을 통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또는 청와대 등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 “누구하고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서울 중구 공천을 받은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낙천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란 정치권의 해석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선거개입 않는다”며 “정치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야권은 여권내부에서의 이같은 기류와는 별도로 이 대통령이 제주해군기지건설 등에 대한 야당의 반대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것 등이 선거개입이라며 집중적인 공세를 펼 움직임이다.
/이창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