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졸업시즌이 돌아왔다. 몇몇 학교의 졸업식이 이달 초에 열린 것을 비롯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이달 중으로 열릴 예정이다. 나의 어릴 적 졸업식은 집안 행사였다. 타지에 사는 형제는 물론 조카 졸업식에도 꼭 참석하곤 했는데, 요즘은 전화 한 통으로 그것을 대신한다.
그뿐이 아니.다 졸업식 노래와 함께 눈시울을 적시던 그리고 밀가루와 계란으로 뒤범벅되고도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예전의 낭만은 없어지고 졸업생을 집단으로 폭행하는 것은 물론 교복을 찢고 나체로 얼차려를 주는 일명 `졸업빵`이 현대의 졸업식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뒤풀이에서의 술과 담배 그리고 어린 남녀 학생들의 탈선이 더 큰 문제이다.
얼마 전 자살학생 부모들의 학교와 가해학생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해학생들에 대한 복수심이 아닌 만연된 학교폭력이나 집단 괴롭힘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는 것이라는 피해 학부모의 답변에 그동안 우리 어른들은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일본의 경우 졸업식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교복 단추`를 받는 전통이 러시아는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등 그 나라마다 전통과 특색이 있다.
이제 우리도 의미 있는 한국 전통의 졸업식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가령 떡이나 기념품을 만들어 후배에게 나눠주거나 쓰던 책이나 필기구를 대물림하는 것 등 한국인의 `나눔의 미덕`을 되살려 보는 것도 건전한 우리 졸업문화를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