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졸업식의 모습은 학창시절을 마감하며 스승과 제자 사이에 훈훈한 덕담이 오가고 선후배 사이에 정을 나눴다. 예전의 졸업식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졸업장을 받고 송사와 답사 후 함께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면 졸업식장은 울음바다가 될 만큼 졸업식은 성인이 된 뒤에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눈물의 졸업식 풍경은 옛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할 정도였던 지난해 낯 뜨거운 졸업 파티가 또다시 우려된다.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고 계란을 던지는 교복환송식에서 케첩과 스프레이페인트, 까나리 액젓이나 소화기 분말까지 등장하는 졸업식. 추억과 축하의 장으로 기록될 중고생들의 졸업식이 치명적인 상처로 얼룩지고 있다. 그저 웃고 즐기기에는 그 도가 지나치다 못해 엽기적인 일들이 실제상황으로 벌어지고 있다.
졸업식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첫걸음으로써 앞으로 있을 새로운 세계를 위한 준비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되는 자리여야 한다.
한 단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새로운 과정으로 가기 위한 길목이라는 면에서 졸업식은 마지막 수업으로 볼 수 있다. 그것도 선생님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주민까지 참관하는 공개수업인 것이다. 졸업식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이장우
(경주시 성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