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인간 존재의 비극적인 생명인식을 형상화한 신경림의 초기 시에 속하는,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갈대를 흔드는 것이 바람도 달빛도 아닌 울음이라는 것은 인간존재의 근원이 슬픔에서 기인된다는 시인의 기본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네 삶이 어쩌면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