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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총선 현장을 가다 - 포항 북

이준택기자
등록일 2012-01-31 21:50 게재일 2012-01-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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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본선 방불 공천 경쟁속 친이 vs 친박 등 구도 혼미

새판이 짜여질지, 구관이 명관이 될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덕실마을)인데다 같은 포항이면서도 지역구를 달리하는 남구·울릉지역의 현역인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공천싸움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을 비난하면서도 막상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지지도가 60%를 훨씬 넘는 지역이 이곳이다. 한나라당의 지역정서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큰 이변이 없는한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되면 사실상 당선에 한발 다가서는 것으로 지역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현역 이병석의원의 3선에 대한 피로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 의원은 모두 4번의 선거를 치렀다. 한번은 패배했다. 정치신인때였다. 지역정가는 이번 선거가 이 의원에게는 첫 선거이후 가장 힘든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피로도와 함께 한나라당 정치쇄신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일각에서 3선 이상의 현역의원을 배제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공천기준까지 제시되자 이 의원의 발길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한나라 6명 `북적`… 이병석 의원 최대 고비

정치 새판 열망에 야권 단일화 여부도 관심

■한나라당 공천경쟁

포항 북구는 본선경쟁보다 한나라당내 경쟁이 더 치열하다. 현역의원을 빼고도 한나라당 예비후보만 5명이다. 예정자들도 대부분 한나라당 성향이다. 무소속 후보가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남구·울릉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남구·울릉은 한나라당 후보가 공천을 받아도 무소속 후보(박명재후보가 한나라당 전략공천이 무산될 경우)와 일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포항 북구는 사정이 다르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 남구에 비해 비교적 싱거운 싸움이 된다. 이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신인이 나선다 해도 지역정서 등을 감안하면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친이계, 친박계

포항 북구는 한나라당 공천장을 누가 받느냐가 사실상 승부수라 할 수 있다. 현재 친이계는 이병석 의원, 이상곤 예비후보, 이상휘 예비후보 등이다. 출마를 준비중인 정하걸 여의도연구소 위원도 이 계열에 포함된다. 친박은 최기복 예비후보, 노태형 예비후보 정도로 분류된다. 김철문 예비후보는 공무원 출신이어서 어느 곳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철문 후보는 어느 계파도 아니라고 하지만 한나라당 비대위의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인 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독이다. 한나라당이 공천을 주면 현 정부와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반박했다. 자신은 공직자로 최선을 다했으며 한나라당에는 반드시 야당의 4대강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정가에 나돌고 있는 친이계에 몰아칠 공천 피바람을 감안하면 최 후보와 노 후보의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지역정가는 그런 식의 공천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비대위도 친이, 친박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정가는 비대위가 `실세`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포항 북구는 이러한 실세에 근접해 있는 후보는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공천은 백지에 그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의원 측근은 “상임위원장을 역임했지만 포항이 지역구라는 이유로 주요 당직에서 배제됐다”며 “현재 친이계는 이재오계열과 MB직계로 다시 재분류된다. 이 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MB와 박근혜비대위원장을 연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상곤 후보는 매일신문 정치부 기자시절 박근혜비대위원장과의 친분을 얘기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한나라당이 경선으로 가닥을 잡으면 비대위가 마련한 현역의원과 신인후보간의 1대1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을 신청한 5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이상휘 후보가 청와대비서관 출신을 앞세워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포항 항도초와 고교 동문의 힘도 하나로 규합했다. 비교적 늦게 뛰어든(예비후보 등록) 이상곤 후보는 청와대와 언론사 기자 전력 등을 앞세워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기복 후보는 이병석 의원의 사무국장 출신이다. 누구보다 한나라당 북구지역 당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핵심당원 등을 중심으로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노태형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 포항이 아닌 점을 감안, 포항에 살고 있는 외지인들과와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포항은 외지인이 80%를 넘는다. 지난 27일 등록한 김철문 후보는 초·중·고 동문과 국토해양부시절(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 인맥 등을 동원,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고교 동문간 전쟁

이상휘 후보는 포항해양과학고를 졸업했다. 해과고 출신은 남·북구를 통틀어 1명 뿐이다. 이들이 뭉쳤다. 이번엔 동문 한 명을 국회의원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 강하다. 이병석 의원(20회)과 김철문 후보(21회)는 동지상고 출신이다. 동문들간의 단합을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기복 후보(24회)와 이상곤 후보(32회), 야당인 통합진보당 유성찬 후보(32회)는 포항고 출신이다. 역시 한곳으로 뜻을 모으기에 한계가 있다. 출마예정자인 정하걸씨와 야당인 민주통합당 오중기 후보는 대동고 출신이다. 아직까지 정하걸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동고 동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나라당 성향의 지역정서로 인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고교동문 입장만 감안하면 이상휘 후보가 유리한 국면이다.

■본선 경쟁

한나라당 후보가 정해지면 본선은 의외로 쉬워질 수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 등을 감안하면 포항 북구의 한나라당 지지도는 60%를 넘어선다. 누구든지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경선을 거치지 않고 현역 이병석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다. 이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 큰 이변은 없다. 만약 이 의원이 그런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상황은 복잡한 구도로 빠져든다. 과거 이 의원도 정치신인시절 한나라당(당시 신한국당) 공천을 받고도 떨어진 수모를 겪었다. 지역정가는 3선(12년)동안 지역에 다져온 인맥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누가 당선이 되든 치열한 전투가 불가피해지면서 도내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당 후보 단일화

야당 후보 단일화는 이뤄질까.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야당이 통합하는 1차적인 이유는 당선을 목표로 할 때다. 그러나 이 지역은 야권에서조차 사실상 당선과는 거리가 먼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례대표제와 현재 논란을 빚고 있는 석패율, 독일식 명부제 등을 위해서도 야권단일화는 힘들어 보인다. 오중기 후보와 유성찬 후보 모두 아침 출근길 우현4거리에서 길거리 인사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10여m를 앞두고 이들의 경쟁은 시작되지만 야권 단일화에서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민주통합당은 석패율을, 통합진보당은 독일식명부제를 주장하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과 합의한 석패율이 도입되면 가능성은 누구에 더 있을까. 석패율이 도입되면 경북지역에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중 1명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대구·경북 정서를 감안하면 민주통합당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오중기 후보는 석패율이 도입되면 삼각구도이든 1대1 구도이든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성찬 후보는 독일식명부제 도입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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