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가스공급업체 2곳 위치, 화재 등 발생시 대형사고 위험
AK켐텍은 지난 1996년 6월 포항소방서로부터 첫 위험물 옥외저장소 405㎡(약 120평) 규모의 시설을 허가 받은 뒤 최근까지 모두 5개의 크고 작은 옥외저장소 시설허가를 받았다. 이곳에는 슈퍼백카민, 시너 등 인화성 위험물질인 제2~4석유류 등을 보관하고 있다.
문제는 소방법(제35조)상 옥외저장소의 안전거리인 보유공지(그림참조)가 무시된 채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는 점이다. 이 회사 A옥외저장소(제2석유류)의 경우 허가량이 3만1천800ℓ일 때 지정수량 배수는 23.8배에 해당된다. 이를 적용할 경우 4개 방향 모두 확보해야 할 보유공지는 옥외저장소 울타리로부터 9m 이상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곳 옥외저장소는 최소 보유공지를 확보하기는 커녕 저장소 외부에까지 인화성 위험물질로 보이는 드럼통이 어지럽게 쌓여 있다. 나머지 4개 옥외저장소의 지정수량 배수도 최저 8배에서 최고 45배에 달했지만 안전거리를 확보한 저장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 큰 문제는 AK켐텍 옥외저장소 양쪽에는 LPG가스 공급업체인 (주)천일가스와 알곤 가스공급업체인 (주)린데코리아의 가스저장탱크가 바짝 붙어 있어 사고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만약 이곳에서 화재나 폭발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방법상 인화성 위험물질의 옥외저장소 인근에 가연성 가스시설이 있을 경우 20m이상 안전거리을 두도록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천일가스 자재보관소에서는 지난 2008년 3월 19일 배선압착 손상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고, 7~8년 전에는 프로판가스통이 터지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AK켐텍 옥외저장소에 대한 관할 소방서의 단속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양측 간의 유착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유문선 제철119센터장은 “공단업체에 대한 정기적인 소방단속은 2년에 한번 꼴로 실시되다보니 실질적인 단속 효과는 미미하다”며 “그러나 위험물 시설에 대한 단속은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AK켐텍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회사 측은 위험물질류 옥외저장소 주변의 일제 정비에 나섰고, 관할 소방서도 뒤늦게 단속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K켐텍 김창근 과장은 “관할 소방서 관계자가 회사에 와서 단속을 벌였으나 특별히 지적받은 사항은 없었다”며 “위험물 옥외저장소에 대한 허가도 받았고, 규정도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1982년 3월 설립된 AK켐텍은 애경그룹 계열사로 지난 2009년7월 애경정밀화학에서 AK켐텍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연간 8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기업이다.
또 AK켐텍 K상임감사는 지난 2003년4월 설립된 포항철강공단방화관리협의회(회원사 37개 업체) 회장을 8년째 역임해 오고 있으며 포항남부소방서장은 이 단체 당연직 고문을 맡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