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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항해 한나라號 침몰하나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1-12-08 21:25 게재일 2011-12-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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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 3인이 7일 전격적으로 동반사퇴하면서 `홍준표 체제`가 사실상 붕괴됐다. 이에 따라 당내 최대 주주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창당론·신당창당설·탈당설 등을 놓고 극심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어 169석의 `거함` 한나라호는 지도체제 교체를 넘어 14년간 명맥을 이어온 당 자체의 `침몰`까지 예고되고 있다.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사퇴

친박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유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절망과 분노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저희의 잘못을 사죄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동반사퇴를 선언하면서 “최고위원들이 부질없는 행동을 하지 말고 또 미련을 버리고 한나라당을 해체해 새로운 정치운동의 길을 여는데 역할을 다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당을 해체하는 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를 선언하면서 “당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즉각 사퇴 거부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즉각사퇴를 거부하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 그러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중 3명이 사퇴했으면 지도부가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선출직 최고위원은 5명이 아니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7명이다”고 말해 현 체제의 정당성이 유효함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재창당 요구와 관련 “(한나라당의) 재창당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당 쇄신 방안을 마련한 후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홍 대표 즉각사퇴에 대한 압박이 거셀 것으로 보여 `홍준표 체제`붕괴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홍준표 체제` 이후 비대위 또는 선대위를 구성할 것이냐 아니면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냐를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나 선대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일각에선 아예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뽑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재창당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당권파 인사는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 3명을 추가로 선출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 뒤 홍 대표가 박 전 대표에게 전권을 물려준 뒤 물러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대선 판도 변수

내년 4·11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의 여권 지도부 교체는 총선과 대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권이 만약 재창당 수순으로 갈 경우 `헤체모여` 속에 일부 이탈세력이 발생하면서 여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한 상황에서 당장 내년 총선을 겨냥, 곧바로 총선 선대위를 구성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선대위를 중심으로 총선을 겨냥한 공약 개발, 인적 쇄신, 공천 혁명 등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여권 잠룡이 일제히 선대위체제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반면 지도부가 무너진 상황에서 조기 선대위체제가 제대로 가동할지는 미지수다. 선대위 자체가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기구이므로 일상적인 당무를 담당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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